2024년 12월의 편지

2024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올해 마지막 출고와 목공 수업을 마친 저는, 이 편지를 쓰는 것으로 올해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늘 느끼지만 시간이라는 것은 참 이상한 것 같아요. 한가운데를 지날 땐 한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데, 끄트머리에 당도해 뒤돌아볼 땐 도저히 멈출 방도가 없이 순식간에 촤라락 지나가는 파노라마 같으니까요. 분명 하루하루가 한없이 이어지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는데, 내일이면 새해라니 믿기지가 않네요.
2025년을 몇 시간 앞두고 한해를 가만히 되돌아봅니다. 구독자님께 올해는 어떤 해였을지 궁금하네요.
저에게, 또 브랜드 '인어피스'에겐 양가적인 사건과 감정들로 가득했던 해였어요. 고요했다가 불현듯 분주했고요, 한없이 외롭다가 순식간에 다정함의 세계로 진입하는 순간들이 반복되곤 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2024년의 마지막 날인 오늘도 '올해는 어떠했다!' 라고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렵네요.
단순히 2024년에 해낸 것으로 자평하자면, 그리 어렵지 않아요.
(늘어놓으려니 쑥스럽지만) 인어피스는 2024 강한소상공인 성장지원사업에 참여해서 9,000여 개의 기업 중 최종 50개의 기업으로 선정되어 특별상을 수상했고요. 공간컨설팅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해 스몰브랜드들을 위한 공간들을 정비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했습니다. 또 오프라인 페어와 온라인 판매를 통해 연초에 설정한 연간 목표 거래액을 초과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올해는 꽤 멋진 해였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요?

인어피스 런칭 이래 처음으로
주문서를 붙일 공간이 부족하기도 했어요.
그. 런. 데. 말. 입. 니. 다? (마법의 반전 워딩!)
이런 일들을 해내며 '스스로를 충분히 행복하게 해 주었는가?', '브랜드 네이밍처럼 한 조각의 평화를 느꼈는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쓰기 위해 충분히 애썼는가?'를 자문하면 바로 답하기가 어려워져요. 그런 날도 있었지만 아닌 날도 꽤 많았으니까요.
한해의 마지막 날, 2024년을 끈질기게 붙잡고 질척거리며 생각해 봅니다. 올해 성과를 낸 것 말고 순수하게 기뻤던 때가 언제였는지, 우리가 쌓아 올린 모든 것들이 당장 내일 사라진다면 꼭 간직하고픈 순간은 또 언제인지를요.
만들고 싶은 가구를 머릿속에서 데굴데굴 굴려보는 순간. '오래오래 가구 만들어주세요'라는 고객님의 인사를 되새기는 순간. 고객님이 보내주신 후기 사진을 꺼내보는 시간들. 구조된 동물들을 위해 놀이터를 만들었던 어떤 가을날. 목공이 너무 재밌다고 말하는 수강생들의 상기된 볼을 마주하는 시간. 소중한 사람들 그리고 반려묘 소망이와 보내는 순간순간 -
그렇습니다. 이런 순간들이었어요. 저는 이런 찰나들이 모여 행복한 삶을 만든다고 믿어요. 세상에 이미 수많은 브랜드가 있는데 인어피스라는 브랜드가 굳이 더 존재해서 전하고 싶은 '평화'라는 가치이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저부터 이런 순간들을 충분히, 더더더- 누리려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새해엔 그래야겠어요.
더불어 편지를 쓰며 깨달은 하나의 사실이 있어요. '2024년 인어피스가 해낸 일들'을 생각할 때는 그 안에 인어피스만 존재해요. 그런데 '2024년 인어피스를 통해 행복했던 일들'을 떠올릴 때는 언제나 연결된 다른 존재들이 함께 있어요. 고객님, 아카데미 학생들, 친구들, 동물 친구들, 나무와 자연까지 말이에요.
결국 저와 인어피스의 2024년에는 편지를 읽어주시는 분들의 사랑과 응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아요. 고요함 속에서 저를 꺼내 분주하게 만들어주신 고객님들, 외로운 지하인간에게 다정한 눈길을 보내주시는 미래의 고객님들, 이 편지를 기다려주시고 읽어주시는 구독자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와, 인어피스와 연결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 한 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4년 12월
연결되어 행복한
인어피스 박소연 드림
2024년 12월의 편지
2024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올해 마지막 출고와 목공 수업을 마친 저는, 이 편지를 쓰는 것으로 올해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늘 느끼지만 시간이라는 것은 참 이상한 것 같아요. 한가운데를 지날 땐 한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데, 끄트머리에 당도해 뒤돌아볼 땐 도저히 멈출 방도가 없이 순식간에 촤라락 지나가는 파노라마 같으니까요. 분명 하루하루가 한없이 이어지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는데, 내일이면 새해라니 믿기지가 않네요.
2025년을 몇 시간 앞두고 한해를 가만히 되돌아봅니다. 구독자님께 올해는 어떤 해였을지 궁금하네요.
저에게, 또 브랜드 '인어피스'에겐 양가적인 사건과 감정들로 가득했던 해였어요. 고요했다가 불현듯 분주했고요, 한없이 외롭다가 순식간에 다정함의 세계로 진입하는 순간들이 반복되곤 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2024년의 마지막 날인 오늘도 '올해는 어떠했다!' 라고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렵네요.
단순히 2024년에 해낸 것으로 자평하자면, 그리 어렵지 않아요.
(늘어놓으려니 쑥스럽지만) 인어피스는 2024 강한소상공인 성장지원사업에 참여해서 9,000여 개의 기업 중 최종 50개의 기업으로 선정되어 특별상을 수상했고요. 공간컨설팅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해 스몰브랜드들을 위한 공간들을 정비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했습니다. 또 오프라인 페어와 온라인 판매를 통해 연초에 설정한 연간 목표 거래액을 초과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올해는 꽤 멋진 해였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요?
인어피스 런칭 이래 처음으로
주문서를 붙일 공간이 부족하기도 했어요.
그. 런. 데. 말. 입. 니. 다? (마법의 반전 워딩!)
이런 일들을 해내며 '스스로를 충분히 행복하게 해 주었는가?', '브랜드 네이밍처럼 한 조각의 평화를 느꼈는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쓰기 위해 충분히 애썼는가?'를 자문하면 바로 답하기가 어려워져요. 그런 날도 있었지만 아닌 날도 꽤 많았으니까요.
한해의 마지막 날, 2024년을 끈질기게 붙잡고 질척거리며 생각해 봅니다. 올해 성과를 낸 것 말고 순수하게 기뻤던 때가 언제였는지, 우리가 쌓아 올린 모든 것들이 당장 내일 사라진다면 꼭 간직하고픈 순간은 또 언제인지를요.
만들고 싶은 가구를 머릿속에서 데굴데굴 굴려보는 순간. '오래오래 가구 만들어주세요'라는 고객님의 인사를 되새기는 순간. 고객님이 보내주신 후기 사진을 꺼내보는 시간들. 구조된 동물들을 위해 놀이터를 만들었던 어떤 가을날. 목공이 너무 재밌다고 말하는 수강생들의 상기된 볼을 마주하는 시간. 소중한 사람들 그리고 반려묘 소망이와 보내는 순간순간 -
그렇습니다. 이런 순간들이었어요. 저는 이런 찰나들이 모여 행복한 삶을 만든다고 믿어요. 세상에 이미 수많은 브랜드가 있는데 인어피스라는 브랜드가 굳이 더 존재해서 전하고 싶은 '평화'라는 가치이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저부터 이런 순간들을 충분히, 더더더- 누리려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새해엔 그래야겠어요.
더불어 편지를 쓰며 깨달은 하나의 사실이 있어요. '2024년 인어피스가 해낸 일들'을 생각할 때는 그 안에 인어피스만 존재해요. 그런데 '2024년 인어피스를 통해 행복했던 일들'을 떠올릴 때는 언제나 연결된 다른 존재들이 함께 있어요. 고객님, 아카데미 학생들, 친구들, 동물 친구들, 나무와 자연까지 말이에요.
결국 저와 인어피스의 2024년에는 편지를 읽어주시는 분들의 사랑과 응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아요. 고요함 속에서 저를 꺼내 분주하게 만들어주신 고객님들, 외로운 지하인간에게 다정한 눈길을 보내주시는 미래의 고객님들, 이 편지를 기다려주시고 읽어주시는 구독자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와, 인어피스와 연결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 한 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4년 12월
연결되어 행복한
인어피스 박소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