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ep.12 뭔 말이 이렇게 많아?

2025-11-30

2025년 11월의 편지



"상품페이지에 글이 왜 이렇게 많아?"

"이런 거 1초 만에 넘겨. 읽지도 않는다고···."

인어피스의 상품 페이지를 본 몇몇 친구들의 반응입니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죠. 알면서도 왜 그렇게 만들었냐구요?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저는 인어피스에서 브랜딩과 커머스 콘텐츠 기획을 맡고 있는 김미리입니다. 더불어 잔소리와 독촉을 맡고 있기도 하죠. 오늘은 소연님 대신 제가 편지를 드립니다. 두 달 만에 드리는 편지인데 뜻밖의 인물이 튀어나와 조금 놀라셨지요? 제가 불쑥 나타난 이유는 인어피스가 왜 이렇게 말과 글로 하는 소통을 선호하는지 말씀드리고 싶어서예요.


인어피스의 제품 기획과 설명은 대표이자 목수인 소연님 입에서 흘러나옵니다. 저는 그 입말을 정리하고 다듬어서 상품페이지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목수와 고객 사이에 자리 잡은 살뜰한 필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약간의 자아도취···)


십여 년간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서 MD로 일한 덕택에 친구들의 걱정 섞인 말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어요. 플랫폼/브랜드마다 다르긴 하지만, 사람들이 하나의 상세페이지에 머무는 시간(=체류시간)은 아주 짧아요. 초 단위거든요. 온라인으로 상품을 사는 대부분의 사람은 대체로 이미지에 각인됩니다. 텍스트는 진짜 조-오금, 거들 뿐이에요.


그렇게 잘 알면서 인어피스의 상품페이지에는 왜 이렇게 많은 문장을 담느냐고요?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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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어피스 Piece bench 상세페이지 중



첫 번째는 '온라인의 한정성' 때문이에요.


60년 이상 자란 나무들로 만들어지는 인어피스의 원목가구는, 한 번 사면 평생, 혹은 대를 물려 그 이상도 쓸 수 있는 가구인데요. 그런 중요한 가구를 '찰나의 시각' 만에 의지해 고르기란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사진과 달리 글에는 향기도, 촉감도, 소리도 담을 수 있어요. 그래서 고객님들 앞에 문장들을 펼쳐 놓는 거랍니다. (그걸 또 편지까지 보내서 설명하는 인어피스... 그걸 또 읽어주시는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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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어피스 Curved stool 상세페이지 중



또, 천연원목과 주문제작 방식이라는 특성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얼마 전 페어에서 'OOO보다 비싼 거 아니냐'라는 이야길 들었어요. OOO 가구 역시 멋지지만, 합판으로 만든 제품이거든요. 알고 계신 것처럼 합판은 나무를 얇게 깎아 접착제로 여러 겹 붙인 소재잖아요. 원목은 무조건 좋고 합판은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각 소재의 장단점이 있으니까요), 합판 가구와 천연원목 가구의 가격을 동일 선상에 두고 비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온라인에서 사진으로만 볼 때는 아주 비슷할 수 있고, MDF/PB/합판과 같은 가공목을 그냥 '원목가구'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많아서 여러 문장을 덧붙이게 되는 것 같아요.


+) 인어피스도 주문제작 싱크대 같은 일부 제품은 합판을 사용합니다. 그럴 때는 소재의 차이에 대해 명확히 안내해 드리고 있어요.



무엇보다 읽기와 쓰기를 사랑하는 분들과 만나고 싶어서입니다.


마음에 남는 문장을 적어두는 분, 다 읽지 못할 책을 여러 권 사는 분, 틈틈이 일상을 기록하는 분. 인어피스는 그런 분들과 연결되고 싶거든요. 그런 분들이라면 인어피스의 긴 문장 앞에서 잠시 멈춰 서 주실 것 같아요. 가구를 고를 때도 찬찬히 여러 번 다시 보고, 반려가구라고 생각하며 선택해 주실 것 같아요. 쓰다가 쉽게 버리지 않고 세월을 나누며 같은 공간에서 오래오래 함께해 주실 것 같아요.


말이 많고 글이 많음을 설명하며 또 긴 글을 써버렸네요. 어쩌면 인어피스는 그냥 고객님들 곁에서 자분자분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지도 모르겠어요. 아직 저희를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을 테지만 지치지 않고 열심히 떠들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인어피스의 기쁨과 슬픔을 전하는 속사정 프리토킹 레터 '인오피스' 였습니다!



2025년 11월 

말도 많고 글도 많은,

인어피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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